네오플 노조 '스타팅포인트', 던파 신화 뒤 개발자들의 목소리: 설립부터 현재까지 총정리
던전앤파이터라는 걸출한 게임으로 잘 알려진 네오플. 국내외에서 엄청난 성공을 거두며 넥슨 그룹의 핵심 개발사로 자리매김했지만, 그 이면에는 개발자들의 뜨거운 고민과 노력이 숨어있다. 게임업계의 고질적인 문제로 지적되던 고용불안, 포괄임금제, 크런치 모드 등의 이슈는 네오플 역시 피해갈 수 없었다.
이러한 배경 속에서 2018년 9월, 넥슨 노조 '스타팅포인트'의 지회로서 네오플 노조가 출범했다. 이는 국내 게임업계 최초의 노조 설립이라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가졌다. '스타팅포인트'라는 이름처럼, 게임이 시작되는 지점에서 개발자들의 권익 보호와 더 나은 근로 환경을 위한 새로운 출발을 알린 것이다.
네오플 노조, 왜 뭉쳤나? 설립 배경과 주요 쟁점
네오플 노조 설립의 가장 큰 이유는 열악한 노동환경 개선에 대한 열망이었다. 당시 게임업계는 다음과 같은 문제들이 만연했다.
- 포괄임금제: 야근과 초과근무가 빈번함에도 불구하고 정당한 보상이 이뤄지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
- 크런치 모드: 게임 출시 직전 고강도 근무가 일상화되어 개발자들의 건강과 워라밸을 심각하게 위협했다.
- 고용 불안: 프로젝트 종료나 회사 사정에 따라 갑작스러운 전환배치나 해고에 대한 우려가 컸다.
- 불투명한 성과 분배: 회사의 높은 실적에도 불구하고, 그 성과가 직원들에게 공정하게 돌아오지 않는다는 불만도 존재했다.
네오플 노조는 이러한 문제 해결을 위해 사측과의 단체 교섭을 핵심 활동으로 삼았다. 주요 요구사항은 포괄임금제 폐지, 합리적인 임금 인상, 고용 안정 보장, 모성보호 확대, 유연근무제 개선, 그리고 노조 활동 보장 등이었다. 특히 제주도에 위치한 네오플의 특수성을 고려한 복지 및 지원 확대 요구도 포함되었다.
주요 활동과 성과: 변화를 향한 발걸음
네오플 노조는 출범 이후 꾸준히 사측과 교섭을 진행하며 주목할 만한 성과들을 이뤄냈다.
- 포괄임금제 폐지 합의 (2019년경): 연봉 삭감 없이 기존 포괄 수당을 기본급에 산입하는 방식으로 개선, 게임업계 최초의 단체협약 체결이라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가졌다.
- 임금 인상 및 복리후생 확대: 매년 임금 교섭을 통해 실질적인 임금 인상을 이끌어내고, 항공마일리지 지원, 제주생활 지원, 난임치료 휴가 확대 등 직원 복지를 향상시켰다.
- 고용 안정 노력: 조직 해체 등으로 인한 전환배치 시 조합원 보호 방안 마련 등 고용 안정성을 높이기 위한 노력을 지속했다.
물론 모든 과정이 순탄했던 것은 아니다. 때로는 사측과의 입장 차이로 교섭이 결렬되고 쟁의행위를 예고하는 등 갈등도 겪었다. 실제로 2023년과 2024년, 최근 2025년 5-6월에도 임금 및 성과 분배와 관련하여 노사 간의 갈등이 두드러졌고, 쟁의권을 확보하며 파업 직전까지 가는 긴장된 상황이 연출되기도 했다. 이는 네오플이 넥슨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높은 비중과 직원들의 기여도에 비해 보상이 미흡하다는 인식이 주된 원인이었다.
최근(2025년 5월 말)에도 네오플 노조는 임금교섭 결렬 후 쟁의권을 확보하고, 회사의 역대급 실적에 걸맞은 성과 분배를 요구하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특히 경영진 보수와 직원 보상 간의 격차에 대한 문제 제기가 이어지고 있다.
네오플 노조의 현재와 미래, 그리고 게임업계에 던지는 메시지
네오플 노조 '스타팅포인트'는 단순히 자사 직원들의 권익 보호를 넘어, 국내 게임업계 전체의 노동 환경 개선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그들의 활동은 다른 게임사 노조 설립에 영향을 주었고, 업계 전반에 걸쳐 근로조건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하는 계기가 되었다.
던전앤파이터 모바일의 중국 시장 흥행 등으로 네오플이 역대급 실적을 기록하는 상황에서, 그 성과가 개발자들에게 공정하게 분배되고 있는지, 그리고 건강한 개발 문화가 정착되고 있는지는 여전히 중요한 과제이다.
앞으로도 네오플 노조는 개발자들이 자부심을 갖고 일할 수 있는 환경, 정당한 보상과 평가가 이뤄지는 시스템, 그리고 창의성이 존중받는 문화를 만들기 위해 끊임없이 목소리를 낼 것이다. 그들의 행보는 대한민국 게임 산업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한 중요한 밑거름이 될 것이다.